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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관찰 일지─!! ”

마키 카나에

Maki kanae | 牧 叶

32세 | 155cm / 48kg | 일본 | 1월 27일

라니아케아 해양생물학자


이 세상에 현존하는 것 중 가장 상세한, 생각하는 해양생물 백과사전. 이것보다 카나에를 더욱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은 없습니다.

위인전에는 어느 위인의 일대기가, 일기장에는 누군가의 하루의 기록이 실려있고, 요리 서적은 요리 레시피를 한 데 모아 엮은 책을 뜻하지요. 그렇다면 백과사전은? 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모두 담겨있는 책을 말합니다. 마키 카나에는 소위 말하는 수재도, 천재도 아닙니다. 그런 그가 당당히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로지 그 자신이 애정하는 것에 끊임없이 몰두하고, 파고드는 성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1) 숨겨진 보물창고, 개인 홈페이지

세계정부에서 마이카를 눈여겨본 이유라면 그 이유는 역시 마이카가 운영하는 개인 홈페이지에 있겠습니다. 무엇 하나 꾸며지지 않은 기본 블로그에서 마이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약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각종 서적, 문헌, 자신의 연구 성과들을 종합하여 세상에 현존하고 현존했었던 수많은 해양생물에 대한 자료를 두서없이 적어두었습니다. 그 내용이 어찌나 정교하고 세세한지, 세간에 발매된 해양생물 백과사전보다 더 도움이 될 정도라고 하네요. 뭐, 웬만한 글에는 검색 불가를 걸어두거나 시간을 들여 해독해야 읽을 수 있는 이상한 규칙을 넣어 글을 작성해두는 바람에 이 사이트를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요. 정말로 아는 사람만 아는 보물창고입니다.

2) 직업

프리랜서, 라는 말은… 그래요, 마키 카나에에게는 너무 거창하군요. 하는 일 없는 날백수입니다. 당연합니다. 섬 바깥으로 나오려고 하질 않으니까요. 해양생물 연구소에서 해양생물을 연구하던 때도,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때도 있었지만 모두 2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그만뒀습니다. 근무는 자신의 목적을 이룰 수단에 불과했던 탓에요. 연구소에는 섬에 없는 연구 시설을 이용할 권한이, 대학에서는 일반인은 열람할 수 없는 자료를 일부 열람할 권한이 주어지니 잠깐 했었던 겁니다. 목적을 이뤘으니 더는 그곳에 머물 이유가 없어 그만둔 거죠.

성격

KEYWORD :: 회피하는, 중립주의자

좀체 누구와 다투지 않는 유순한 사람이라고 했었나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아무리 순하고 착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누구나 하나 쯤은 참기 어려운 역린을 가지고 있는 법입니다. 물론 마키 카나에도 예외가 아닙니다. 인생 32년이면 그렇게 긴 세월은 아니지만, 화 한번 나지 않을 정도로 짧은 시간도 아니었을 겁니다. 분명, 카나에에게도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나거나 모욕스러운 순간이 있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카나에가 그 감정을 바깥으로 표출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회피하는 것에 익숙한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마키 카나에는 평화를 주창합니다. 아무런 희생도, 갈등도 없는 잔잔한 수면 같은 평화. 비가 한 방울 떨어지는 것으로 쉽게 깨질 정도로 유약한 것을 지키고자 중립에 섭니다. 그것이 평화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쉽고 간편한 길이라면요.

기타사항

HISTORY

☞ ‘대재해’로 인해 표류된 어업종사자들이 가꾼 섬
☞ 세상과 동떨어진 생활
☞ 해안가에 떠밀려온 어린아이

1.

마이카는 이름도 없는 일본의 작은 섬 출신입니다. 총 주민 수는 고작해야 20명~30명 남짓. 시골 변두리의 마을만도 못한 숫자네요. 유입도 유출도 없이 이 곳에 머무는 이들만이 사이좋게 세월을 흘려보내는 이 섬에서 젊은이는 마이카 뿐입니다.
마이카가 자란 곳은 오래 전, 바다의 자원을 캐내거나 이용하는 것을 생업 삼아 지내던 어업 종사자들이 '대재해'로 인한 천지지변으로 표류한 외딴 섬입니다. 그들은 그렇잖아도 돌아갈 장소나 지킬 가족 하나 없는 떠돌이. 언제 또 벼락이 내리치고 해일이 배를 덮칠지 모르는 판국에 바다로 나서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고, 그들은 사태가 안정되기까지 힘을 합쳐 무인도에서 살아나가기로 합니다. (소수의 희생을 치르긴 했으나, 결국 그들 중 대부분은 희망이 찾아들기까지 살아남습니다. 생존을 향한 인간의 집념이란 이따금씩 추위를 녹여버릴 커다란 불꽃이 되기도 하는 법이네요.)

2.

재해가 잦아들고 정부가 나서 세계를 안정화시키기 시작하자 자연스레 이들의 생활에도 안정이 찾아옵니다. 그들은 직접 만든 배를 타고 나가 근처의 도시와 교류하며 살아가지만, 도시로 이주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에게 안드로이드라는 존재는 너무나도 생소하고, 오랜 기간 동안 자급자족 생활을 지속하며 섬 안에 하나의 마을을 구축한 그들 -이제는 완전히 중년에서 노년의 인생을 달리고 있는- 은 변화를 추구하기에는 너무나 노쇠한 육체와 마음을 지녔습니다.

이름 없는 섬의 인구는 날이 갈수록 줄어가기만 합니다. 나이로 인한 자연사로, 작은 실수로 발을 헛디뎌 실족사로, 또는… 그래요. 2110년 경 발생한 ‘페일 블루’라는 정체불명의 불치병으로 말입니다. 그들은 더 이상 변화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 섬에서 평온한 삶을 즐기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런 그들의 삶에 등장한 것은 부서진 배 파편과 함께 아이를 껴안은 채로 기절한 부부입니다.

3.

이 부부는 마이카의 친부모입니다. 불운하게도, 이동 중 배는 암초에 부딪쳐 난파되었고, 그들이 탄 구명보트는 파도에 휩쓸려 구조받지 못합니다. 해서 그들은 이 이름 모를 섬의 해안가로 떠밀려옵니다. 발견 즉시 응급처치에 들어갔지만 부부는 사망, 아이만은 기적처럼 목숨을 건집니다. 섬의 주민들은 이 아이를 양육하기로 결정합니다.

4.

아이는 어른들의 사랑 속에서 무럭무럭 자랍니다. 사방이 바다로 뒤덮인 곳에서 자라며, 바다가 집이던 이들에게 삶을 가르침 받은 아이는, 당연하게도 바다를 사랑하게 됩니다.
바다를 더 알고 싶다, 바다에 사는 생물들이 호흡하는 방법이, 헤엄치는 방식이 궁금하다… …
이것이 바로 마키 카나에가 해양생물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첫번째 계기.

5.

아무리 내려가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바다처럼 지식 탐구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그것 뿐’이었던 계기는 조금씩, 조금씩 확장되어, 지금의 마키 카나에를 만듭니다.